2013년에 작성한 글입니다.



남양유업 불매 운동에 대한 경제학적인 의견

 

 

 일반적으로 정통적인 경제학에서는 상품의 가격이 상대적으로 높아졌을 경우 소비자는 소비를 줄여 기업에게 신호를 보낸다고 설명한다. 더 싼 비용으로 더 싼 상품을 만들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그렇지 않은 기업은 경쟁에서 도태된다. 이제 일반적으로 경제학이 잘 다루고 있지 않는 상품의 질을 놓고 이야기 해보겠다(A. Hirschman, “Exit, Voice, and Loyalty.”, 1970).

 

 상품의 질이 하락할 경우 소비자는 불만이 생긴다. 이런 불만을 표출하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가 있다. 첫째, 가격이 올랐을 경우와 마찬가지로 소비자는 소비를 줄인다(Exit). 둘째, 소비자는 자신의 불만을 목소리를 내어 표출한다(Voice). 현재 남양유업 사건에 대해 인터넷에서 공론화되는 방식이 두 번째의 경우에 해당할 수 있다. 이는 일반적으로 경제학에서 다루고 있지 않는 정치적인 방법이라 할 수 있다.

 

 이 두 가지 방식이 어떻게 작동하느냐에 따라 기업이 소비자의 불만 사항을 개선하는 방식이 달라진다. 예를 들면, 우리가 소비를 줄이지 않은 채 인터넷상에서 불만사항을 이야기 할 경우 그 파급력은 매우 소소할 수 있다. 기업을 경영하는 사람은 재무제표에 나온 수익감소를 볼 경우에야 그 위기를 제대로 실감하기 때문이다. 반대로 불만사항을 목소리 내지 않고서 소비만을 줄인다면 그 기업이 어떤 점을 개선해야 될지 파악할 수 없게 만든다. , 불만사항을 내는 목소리를 수습하기 전에 소비가 너무나 빠르게 줄어 기업이 파산한다면, 그것은 기업이 문제를 해결할 시간을 주지 않은 것이 되기 때문에 사회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다.

 

 나의 생각에는 남양유업이 이번 사건을 올바르게 해결하는 모범이 되어야 다른 기업에 미치는 영향이 긍정적으로 갈 수 있다고 본다. 또 남양유업이 소비자들의 불만사항을 제대로 수습하지 못한다면, 그에 상응하는 대가를 치러야 한다고 본다. 그렇지 않을 경우 잘못 된 관행은 계속 이어질 수 있다.

 

 이번 남양유업의 경우 상품 자체의 질이 하락한 것은 아니나, 기업이 잘못된 방법으로 수익을 올려 소비자들의 불만과 원성이 높아졌다. 이것은 공정성의 문제이다. 폭설이 내린 후 철물점이 눈삽의 가격이 오른다면, 이는 공정한 일인가 불고정한 일인가 실험참가자들에게 질문을 한 결과 응답자의 82퍼센트는 폭설이 내린 상황에서 눈삽의 가격을 15달러에서 20달러로 올린 것은 불공정하다고 대답했다(Kahnemann, Daniel, Jack Knetsch, and Richard H. Thaler, “Fairness as a Constraint on Profit-Seeking : Entitlements in the Market.”, American Economic Review 76(4), 1986). 철문점은 판매할 눈삽을 사기 위해 비용을 더 들이지 않았는데도 고객들의 불운을 이용하려 들었단 것이다.


 기초적인 경제학에 따르면 수요가 늘어나면 가격이 오르는 것이 당연한데, 사람들은 공정성에 의문을 둔다. 실제로 홈데포(The Home Depot, Inc)1992년에 허리케인 피해가 발생한 후 그러한 반감이 생길 것을 우려하여 합판 가격의 상승분을 상당 부분 자체적으로 흡수했다(Lohr, Steve., “Lessons from a Hurricane : It Pays Not to Gouge.”, New York Times, September 22, 1992).

 

 홈데포에 관한 이야기를 좀 더 해보겠다. 홈데포는 2007년 당시 포춘 100대 기업 중 14위였고, 새로이 선임된 CEO 프랭크 블레이크는 직원의 참여와 충성도를 높이고, 제품의 혁신을 추진하며, 매장을 보다 효율적으로 만들기 위한 투자를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현실은 달랐다. 원가 절감을 위해 직원을 줄였던 것이다.


 MSN머니 웹싸이트에 홈데포의 단골고객 한명이 홈데포에 대한 애정이 사라졌다며 글을 썼다. 이에 따라 직원이 줄어 고객 서비스 수준이 크게 떨어졌다는 글들이 폭발적으로 MSN머니 웹싸이트에 올라왔다. 이런 비판이 커지자 보도 자료를 배포하며 매체를 달래는 전통적인 방법 대신 프랭크 블레이크는 직접 MSN 토론 게시판에 댓글을 달기 시작했다.

 

 "제가 지금 이렇게 공유된 전체 이야기들을 살펴보면서 드릴 수 있는 말은 정말 죄송하다는 말 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여기 글을 남긴 많은 분들이 모두 홈데포의 소중한 고객임을 명심하고 문제 해결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나는 스캇(처음 비판을 제기한 사람)에게 감사의 뜻을 전합니다. 뛰어난 통찰력을 기반으로 작성된 그의 글은 우리 회사의 문제점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 칼럼은 저에게 큰 충격을 주었습니다.“

 

 블레이크가 사용한 글의 형태와 말투는 시의 적절했다. 일반적으로 기업이 즐겨 사용하는 사무적이면서도 진부한 표현 대신 진정성을 가지고 소통한 것이다. 홈데포는 자신들의 행동을 바로잡으려 노력했고 회사 직원의 적극적인 참여와 고객에 대한 서비스 개선으로 이어졌다. 이로 인해 곧 무너질 것만 같았던 홈데포의 명성도 회복이 점차 이루어졌다. 고객들에 의한 서비스 평점은 상승했고, 주가는 경쟁 기업인 로우스를 압도했다.

 

 홈데포의 사례가 의미하는 바는 매우 크다고 여겨진다. 나는 그 중에서 홈데포가 즉각적으로 변화를 시도했다는 점에 큰 의미를 둔다. 남양유업이 올바른 대처를 취하도록, 이번 사건이 다른 기업, 사회에 미치는 영향이 긍정적으로 다가갈 수 있도록 우리는 노력해야할 것이다. 물론 우리가 당장 할 수 있는 것은 적다. 처음에 봤듯이 소비를 줄이거나 불만의 목소리를 내는 것이다. 물론, ‘어느 정도까지 소비를 줄여야 하느냐에는 이견이 있을 것 같다. 그 기업이 바르게 변하기 전에 망해버리면, 그 기업에 일하고 있던 사람들은 일자리를 잃게 되기 때문이다.




남양유업 사건에 대한 정보는 다음을 참조


☞나무위키: 남양유업 대리점 상품 강매 사건



Posted by Economist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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