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마하 2.6의 실패요인

 


 “시원해 보이잖아!”


 학교에서 뒹굴뒹굴 굴러다니고 있던 나에게, 친구가 마하 2.6이라는 영화를 같이 보자며 내걸은 슬로건이다. 나는 파란 하늘을 슝슝 종횡무진 날아다니는 제트기를 떠올리고는 오랜만에 영화를 보면서 스트레스를 맘껏 해소하기로 결심하였다. 그러나 영화가 시작한 후, 나는 밀려오는 잠과 싸우느라 무진장 애써야했다. 그리고 영화가 끝났을 때는 멀뚱멀뚱 천장만 바라보는 바보가 되었다.


 “이거 뭐 어떻게 끝난 거야?”

 “, 그니까 반전인가. 카스가 나쁜 편이네.”


 친구의 말에 답변하면서도 나는 기분이 찝찝했다. 원래 나는 반전 영화에서 주어지는 복선들을 눈치 채는 것을 좋아하는데, 이 영화에서는 그런 것을 느끼지 못해 갑자기 쿵하고 주어진 반전에 당황했기 때문이다. 영화에서든 소설에서든 관객이나 독자들이 눈치 챌만한 복선들이 나온다는 것은 일반적인 상식이다. 관객이나 독자들은 그러한 복선을 마치 자기의 능력으로 알아낸 것이라 착각하여 거기서 작품과 큰 교감을 형성하기 때문이다. 나는 그러한 점에서 이 영화는 실패했다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컴퓨터를 통해 다시 마하 2.6를 보았을 때 내 생각이 짧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 영화의 플롯 자체에는 문제가 없고 다만 영화를 이해하는데 커다란 방해요소들이 있었던 것뿐이다. 나를 비롯한 많은 관객들이 이 영화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이유는 크게 2가지가 있다. 첫째, 빠른 프랑스어로 인해 자막의 많은 수들이 그냥 넘어가고, 해석상에도 오류가 많이 존재한다. 내용 이해에 중요한 대화들이 제대로 전달되지 못했던 것이다. 둘째, 비행장면을 많이 넣을 수밖에 없다보니 이야기 전개에 필요한 다른 장면들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했을 뿐더러 비행장면이 워낙 강렬해 관객들은 그밖에 다른 이야기 전개에 집중하기 어려웠다는 사실이다.


 첫 번째 이유는 언어의 차이에 의해 어쩔 수 없었던 것이라 하지만 두 번째 이유는 분명 제작진의 잘못이라 할 수 있다. 제라르 피레스 감독은 마하 2.6에 최대한 CG를 배제하고 실제 촬영에 혼신의 힘을 기울였다. 프랑스 공군의 협조를 받아 제트기 폭파도 실제로 찍었다고 한다. 그가 이렇게 비행장면에 집중하고자 하였다면 불가피 두 방법 중 하나를 선택했어야했다. 하나는 그의 다른 작품 택시처럼 단순한 내용 구조로 장쾌한 비행 장면을 더욱 부각시켜 오락영화로 만드는 방법이다. 다른 하나는 불필요한 등장인물들을 최대한 줄이고 소수의 등장인물들에게 독자가 몰입할 수 있도록 여러 장치들을 구현하는 방법이다. 가령, 아주 잠깐 등장했던 아이팟이라는 인물을 빼고 주연 발로이스와 친한 동료인 헤겟이라는 인물이 발로이스와 함께 특수임무에 투입되었더라면 관객의 집중도는 더 향상되었을 것이다. 이런 방법처럼 복잡한 플롯을 관객들이 이해하기 쉽도록 일련의 조치가 취해졌었더라면 이 영화가 이렇게 관객들에게 저조한 호응을 받지는 않았을 것이다.

Posted by Economist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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